2010년 3월 7일 일요일

무한도전, 리얼리티 지키면서 웃음을 희생했다.

 

 

 

이번주 알래스카편은 같은 팬 입장에서도 느낌과 의견이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감동의 글도 올라올테고.. 칭찬의 글도 올라올테고.. 여러 시각의 글이 올라올테니 길게 쓰는 것보다는 그냥 팬 한사람의 입장에서 느낀점을 그대로 더하거나 빼지않고 솔직하게 순서대로 편하게 써보겠다.

 

 

1. 처음에 눈밭에서 족구로 시작한 것은 무난했다.

 

2. 공항을 떠나는 장면까지도 괜찮았다.

 

3. 알래스카에 도착해서부터는 별로 재미 없었다. 모르는 사람을 이름 하나만 가지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찾는게 재밌을리가 없다.

 

4. 얼마나 재밌는 샷이 없었으면 김태호PD가 스태프들의 노래자랑 장면까지 편집에 넣었을까?

 

5. 유재석-정형돈-노홍철의 조합은 생각보다 꽤 안좋았다. 그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그냥 그 셋의 컴비네이션으로는 웃기기 쉽지 않은듯하다.

 

6. 역시 무한도전이다. 리얼리티를 위해서 앵커리지에서 차로 8시간이나 걸리는 거리의 도시로 무작정 이동을 한다.

 

7. 유재석은 웃음에 대한 책임감을 가장 많이 느낄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간에 눈 위에서 추위에 떨면서 맨발로 하는 게임을 제안한다.

 

8. 정형돈이 처음 발라당 엎어졌을때 처음으로 빵 터졌다. '족발당수' 가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9. 그런데 알고보니 얼음처럼 얼은 눈에 멤버들의 발이 베여서 상처가 나고 피가 났다. 아무리 가학 코미디가 본능적인 웃음을 참지 못하게 한다해도 피까지 보면서 웃을 시청자는 많지 않다. 멤버들도 스태프도 모두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였지만 그래도 결론은 참 안쓰러운 장면만 남았다는 사실.

 

 

10. 그렇게 피까지 나고 다친 모습을 보니 유재석도 정형돈도 노홍철도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스태프도 모두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고, 더이상 웃음의 에너지는 솟아나기 힘들었다.

 

 

11. 번지점프대의 3인의 조합은 더 나빴다. 박명수-정준하-길 이렇게 세사람의 조합은 큰 웃음, 빅 재미는 애초에 기대하기 힘든 조합인데 무대까지 공포감을 주는 번지점프대였으니 엎친데 겹친 격으로 웃음이 전혀 생기지가 않았다.

 

 

12. 유재석이 참 안쓰러웠다. 시차적응도 못하고, 호텔에서 잔 것도 아니고 추운 얼음 위에서 텐트 치고 잤고, 또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본인도 피곤했을텐데.. 옆에서 노홍철은 자고 뒤에서 정형돈은 하품하는 상황에서도 카메라 앞에서 뭔가 그림을 만들어보려고 혼자 노력하는 유재석의 피곤한 얼굴이 이번만큼은 약간 불편했다. 프로정신도 좋지만....

 

 

13. 한국에서 공항을 떠나면서 나온 단체댄스 장면은 아무래도 나중에 일부러 찍어서 넣은듯 하다. 알래스카에서 돌아와서 보니 너무 쓸만한 그림이 없었을 것이다. 아무튼, 그 댄스 장면은 재밌었다.

 

 

14. 리얼리티는 고수하면서 큰 웃음과 재미를 동시에 잡는다는게 어찌 매번 가능하겠는가? 매주 그런 방송을 제공해준다면 시청자로서는 더 바랄게 없겠지만, 때로는 이렇게 리얼리티를 지키기 위해서 웃음을 희생하는 경우도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반대로 웃음을 지키기 위해서 리얼리티를 조작할수는 없지 않은가. 미련할 정도로 리얼리티를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는 무한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응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리얼리티'만' 추구해서도 안된다. 리얼리티와 웃음을 동시에 잡는 철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이번 알래스카편은 웃음을 위한 철저한 사전계획이 조금 부족한듯 보였다. 알래스카에서 '김상덕씨' 만 찾으면 무조건 대박이 날 줄로.. 약간은 그런 순진하고 단순한 생각을 했다는 느낌이다. 부디 다음주 방송에선 훨씬 더 많은 웃음을 제공해주길 바란다. 무한도전 화이팅!




 

저와는 다르게 이번주 무한도전도 빵빵 터지고 재밌게 보신분도 많겠죠. 저에게 무한도전은 이제 재미 있고 없고의 판단이 거의 무의미한 그런 어떤 존재감이 있는 방송입니다. 그러니 재미 없었다고 불평하는 글로 오해하는 분은 없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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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1. 랙백이 감사합니다. ㅎ저도 공감합니다.

    여러부분에서 아쉬운점이 없지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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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인티플로; - 2010/03/07 19:06
    방문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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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번주 죄와길 너무 쎘어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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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besharp - 2010/03/08 15:48
    이효리 덕분에 빵빵 터졌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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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trackback from: 알래스카.시베리아 동토 지반이 녹고있다.
    통토 녹아 나무 기우뚱…호수 하룻밤 새 사라져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 대거 방출 “우리는 이걸 ‘술 취한 나무’라고 부릅니다.” 활을 당겨놓은 것처럼 허리가 휜 검은가문비나무를 가리키며 블라디미르 로마노프스키 미국 알래스카 대학 페어뱅크스 캠퍼스 교수가 말했다. 영구동토가 녹아 지반이 무너지면서 기울어진 나무가 시간이 지나면서 비스듬히 자세를 잡은 모습을 가리킨 것이다. 세계적 동토 전문가인 로마노프 교수가 지난 8일 캠퍼스 안의 영구동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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